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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엔북스(Issue & Books)

제11회

  

어젯밤 친구에게 사고 싶다고 이야기했던 캠핑용품이 오늘 아침 인스타그램 광고로 뜨는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내 스마트폰이 대화를 엿듣는 건 아닐까 하는 찝찝함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최근 항공권을 검색했을 뿐인데, 방문하는 웹사이트마다 여행지의 호텔과 렌터카 광고가 따라다니는 경험은 이제 누구에게나 익숙합니다. (연합뉴스. (2024.1.31.). ‘내 속내 읽었나’…찜찜한 맞춤형 광고, 정보보호 강화한다)

  

인공지능이 정말 우리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이라도 가진 걸까요? 그 비밀은 마법이나 우연이 아닌 데이터 분석에 있습니다. 이러한 예측과 추천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 거대 기업들의 서버에 우리의 취향과 행동이 실시간으로 기록되고 분석된 결과입니다. 친구와의 대화에서 나온 키워드, 검색 기록, 머물렀던 장소 등 파편화된 정보들이 한데 모이게 되면, 기업은 이 정보를 통해 우리 자신보다 더 우리를 잘 아는 거대한 지성이 되어 우리의 다음 행동을 예측합니다.

  

한국경제

  

우리는 유튜브, 인스타그램과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며 놀라운 기술과 편리함을 무료로 누린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우리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동안, 우리의 클릭과 좋아요, 시청 시간과 이동 경로는 모두 기업의 서버로 전송되어 차곡차곡 쌓입니다.

  

이것이 바로 ‘21세기의 원유’라고 불리는 데이터입니다.(한국경제. (2022.12.11.). ‘21세기 원유’ 데이터가 세상을 바꾼다) 기업은 이 사소한 행동 데이터를 정제하고 분석해 우리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에 돈을 쓸지 정확히 예측해서 그 예측 정보를 광고주에게 되팝니다. 결국 우리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손님인 동시에, 그 자체로 광고주에게 팔려나가는 상품이 되는 셈입니다. 우리가 누리는 편리함의 이면에는 이처럼 우리의 데이터를 원료로 움직이는 거대한 산업, 즉 ‘빅데이터 경제’가 존재합니다. 「데이터 그랩」은 개인의 데이터가 어떻게 거대 자본의 상품이 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며, 데이터가 새로운 형태의 식민주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 Statista

  • 울리세스 알리 메히아스, 닉 콜드리. (2024). 데이터 그랩, 영림카디널

  

내 마음을 나보다 더 잘 아는 듯한 알고리즘 추천 서비스는 분명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듭니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AI가 추천해 준 목록에서 음악이나 동영상을 선택하고 소비합니다.”(박규하. (2022). 추천 알고리즘의 과학. 로드북, p.17) 하지만 이 똑똑한 기술이 언제나 우리에게 이롭기만 할까요?

  

여기, 당신이 공들여 작성한 입사지원서가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도 모르는 사이, 인공지능은 당신이 졸업한 대학이나 거주 지역, 혹은 이름에서 느껴지는 성별에 낮은 점수를 매겨 서류를 탈락시킬 수 있습니다. 은행의 대출 심사 알고리즘은 당신의 신용 점수와는 상관없이, 당신이 속한 집단의 통계적 특성을 근거로 대출을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적 오류가 아니라, 알고리즘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새로운 시대의 차별이자 누군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권력입니다. 인공지능은 과거 데이터에 기록된 우리 사회의 편견을 그대로 학습하기 때문에 그 예측 역시 편견을 고스란히 따르게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넘을 수 없는 유리 벽이 되는 것입니다. 「AI는 차별을 인간에게서 배운다」에서는 실제 사례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편견과 차별이 인공지능 시스템에 내재화되는 과정을 자세히 소개합니다.

  

  • AI는 차별을 인간에게서 배운다 : 인간과 기술의 공존을 위해 다시 세우는 정의

  • 필터월드 : 알고리즘이 찍어내는 똑같은 세상

  • 추천 알고리즘의 과학 : AI는 어떻게 내가 보고싶은 뉴스를 보여줄까?

  •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다양성 그리고 편향

 

그렇다면 우리의 정보를 상품과 무기로 만드는 이 강력한 알고리즘은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 걸까요?

  

    ⦁ 통계 : 데이터 속 패턴을 찾는 돋보기

가장 먼저, 통계는 데이터 더미 속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찾아내는 돋보기입니다. 대형 마트에서 고객들의 구매 패턴을 분석했더니 ‘아기 기저귀를 산 아빠들이 맥주도 함께 구매한다’는 예상치 못한 관계를 발견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모든 맞춤형 서비스는 바로 이 통계의 힘에서 시작됩니다.

 

    ⦁ 그래프 이론 : 관계를 지도로 그리는 기술

그래프 이론은 통계로 찾아낸 관계들을 지도처럼 그려줍니다. 사람이나 상품을 ‘점’으로, 그들 사이의 관계를 ‘선’으로 이어 복잡한 연결망 속에서 누가 중심에 있고, 어떤 무리가 있는지 파악하게 해줍니다. 페이스북이 ‘알 수도 있는 사람’을 추천하는 것처럼, 기업들은 상품과 사람 사이의 복잡한 연결망을 분석하여 새로운 기회를 찾아냅니다.

 

    ⦁ 확률 : 미래를 예측하는 나침반

이 패턴과 관계 지도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확률의 역할입니다. 넷플릭스가 당신에게 새로운 영화를 추천할 때, 그건 당신이 그 영화를 100퍼센트 좋아할 것이라고 확신해서가 아닙니다.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당신이 좋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결과를 추천하는 것입니다.(박규하. (2022). 추천 알고리즘의 과학. 로드북, p.17)

 

    ⦁ 알고리즘 : 최적의 조합을 찾는 레시피

이런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인 자동 실행 절차를 바로 알고리즘이라고 합니다. 알고리즘은 이 모든 과정을 순식간에 처리하여 우리에게 ‘맞춤형 추천’이라는 최종 결과를 보여주는 일종의 정교한 레시피와 같습니다.

 

결국 빅데이터의 핵심은 데이터 그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 속에서 관계를 찾고(통계), 그 연결망을 그리며(그래프 이론), 가능성을 예측하고(확률), 최선의 답을 찾아내는(알고리즘) 논리적인 과정에 있습니다. 이러한 통계적 사고의 중요성은 「빅데이터를 지배하는 통계의 힘」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이 책은 복잡한 수식 없이도 데이터 뒤에 숨은 진실을 꿰뚫어 보고,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통계의 본질을 다양한 실제 사례를 통해 명쾌하게 설명합니다.

 

  • (빅데이터를 지배하는) 통계의 힘

  • 숫자 한국 : 오늘의 데이터에서 내일의 대한민국 읽기

  • 다크 데이터 : 보이지 않는 데이터가 세상을 지배한다

  • 데이터는 예측하지 않는다 : 데이터에 관한 꼭 알아야 할 오해와 진실

  • 데이터과학자의 사고법 : 더 나은 선택을 위한 통계학적 통찰의 힘

  • (최소한의) 데이터 리터러시 :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모든 사람을 위한 교양서

  • 숫자는 어떻게 생각을 바꾸는가 : 데이터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 모두 거짓말을 한다 : 구글 트렌드로 밝혀낸 충격적인 인간의 욕망

  

통계로 패턴을 찾고 확률로 미래를 예측하는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작동 방식을 아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알고리즘의 결정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하는 이유는, 알고리즘이 절대 가치 중립적인 계산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알고리즘은 기업의 이윤 극대화라는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설계되며, 불완전하거나 편향된 데이터를 학습하고, 그것을 만든 사람의 편견을 물려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계속 질문을 던지는 것은, 이 강력한 도구가 사람을 차별하거나 사회에 해를 끼치는 방향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감시하고, 우리 자신과 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권리 행사입니다. (AI타임스. (2021.11.17.). 트위터, 페이스북 등 편향된 소셜미디어 알고리즘, 피할 수 없나?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방안은)

  

알고리즘이 내놓은 답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대신, 우리는 되물어야 합니다.

“이 데이터는 어떻게 수집되었는가? 그 과정에 동의하지 않은 정보는 없는가?”

“이 알고리즘은 누구의 이익을 위해 작동하는가?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은 없는가?”

“알고리즘의 결정 과정은 투명하게 설명될 수 있는가? 우리는 그 결과를 납득할 수 있는가?”

 

데이터는 이미 우리를 알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도 데이터의 본질과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그것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질문해야 합니다. 기술의 노예가 아닌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고민은 바로 이 질문들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한국딜로이트그룹. 미래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재구성: 지디넷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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