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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호
도시마다 그곳을 상징하는 구조물이 있듯, 부산에서는 다리가 그 역할을 해왔습니다. 도시가 성장해 온 과정에서 건설된 수많은 다리는 물리적인 공간을 잇는 것을 넘어, 부산의 역사와 산업, 문화를 이어가는 든든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부산을 대표하는 일곱 개의 해상교량을 하나의 브랜드로 묶어낸 것이 바로 세븐브릿지입니다. 광안대교·부산항대교·영도대교·남항대교·을숙도대교·신호대교·가덕대교로 구성된 세븐브릿지는 건설된 시기와 역할은 서로 다르지만, 부산의 역동적인 변화와 성장을 함께해 온 대표적인 도시의 상징입니다. 오는 9월 20일, 이 세븐브릿지를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는 「2026 세븐브릿지 투어」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됩니다. 참가자들은 평소 자동차만 통행할 수 있는 해상교량과 부산의 주요 도로, 바닷길을 자전거로 달리며 익숙했던 도시의 풍경을 새로운 시선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단순히 다리를 건너는 데 그치지 않고, 부산의 역사와 풍경, 그리고 도시의 숨은 매력을 자전거로 직접 누비며 온몸으로 체험하는 특별한 여정입니다.
제 26호
여러분, 국제도서관협회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Library Associations and Institutions, IFLA)에서 주최하는 ‘제90회 세계도서관정보대회(World Library and Information Congress, WLIC)’가 2026년 8월 부산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또한 국회도서관과 IFLA 의회도서관 및 조사서비스 분과(Library and Research Services for Parliaments Section, IFLAPARL)가 공동 주최하는 ‘2026년 세계의회도서관총회(제40회 위성회의, 40th Satellite Meeting)’가 서울 국회도서관에서 개최됩니다. 올해 8월 전 세계 도서관계의 관심이 온통 대한민국으로 모이는 것입니다.
제 25호
2026년 7월, 세계유산 분야 최고 의사결정 회의인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위원회가 부산에서 개최됩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972년 제정된 세계유산협약에 따라, 세계유산의 등재 및 보존·보호에 관련한 중요사항을 결정하기 위해 매년 개최되는 국제회의입니다. 대한민국은 1988년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이후 현재 위원국(임기: 2023~2027년)으로 활동 중입니다. 특히 이번 회의는 대한민국이 협약에 가입한 지 38년 만에 최초로 의장국을 맡아 개최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깊습니다. 부산에서 개최되는 이번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7월 13일부터 29일까지 17일간 진행되며, 190여 개 협약 가입국 대표단과 유네스코 사무총장 등 3,000여 명의 글로벌 유산 전문가가 참석할 예정입니다. (국가유산청. (2025.6.30.). [보도자료] 2026년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 후보도시로 '부산' 선정.) 이에 본 글에서는 인류 공동 유산의 등재부터 지속 가능한 보존에 이르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흐름을 짚어보고, 대한민국 세계유산의 현주소를 함께 조망하고자 합니다.
친환경이라는 이름 뒤에는 수많은 생태계의 희생이 숨어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을 얻기 위해 안데스 고산 지대의 지하수를 무분별하게 추출하면서, 홍학의 서식지가 사라질 위기에 있다. 인간의 산업 발전을 명목으로 이루어지는 개발이 생태계에 심각한 균열을 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기후 변화로 서식지를 잃은 동물들이 도심으로 들어오면서 사람들과 갈등을 빚기도 하며,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수많은 해양 생물들이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생태계의 변화는 결국 인간의 삶과 미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생태계 파괴의 여파에 대해서 다루고 있으며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자연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한다.
『밤과 책』은 영화와 그 원작이 된 소설·희곡을 나란히 펼쳐놓는 책이다. 단순히 선행 문학과 후행 영화를 비교하는 작업은 아니다. 삶의 서사가 텍스트와 영상이라는 각기 다른 형태로 빚어지고 변용될 때, 우리는 두 개의 세계와 창작자의 시선을 목격한다. 한 뿌리에서 갈라진 두 세계의 차이를 발견하는 여정은 다양한 감상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하며, 끝내 "서로의 영역을 확장하리라는 믿음"에 다다른다. 저자가 이끄는 이 믿음의 시선을 포개어 볼 때, 비로소 우리는 예술과 삶을 더욱 풍성하게 독해할 수 있다.
고독사는 단순히 혼자 맞이한 죽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이 사회와의 연결을 잃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저자는 실제 고독사 사례를 사회적 부검의 방식으로 들여다보며, 그들의 삶에 어떤 관계의 단절과 사회적 빈틈이 있었는지를 살펴본다.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의 부재를 개인의 문제로 돌리기보다, 변화한 삶의 방식에 맞는 새로운 관계망과 사회적 안전망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누군가의 어려움을 알아차리고 다시 연결될 수 있는 관계가 우리를 삶의 위기에서 지탱하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서로의 존재를 살피는 일이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인지 돌아보게 한다.
혐오를 혐오하면, 혐오가 사라질 수 있을까. 저자는 '틀딱', '맘충', '영포티', '급식충' 등 어느 새 일상 언어 속에 스며든 혐오 표현들을 통해, 이러한 표현들이 만들어지게 된 원인을 사회구조적으로 날카롭게 파헤쳐 보여준다. 우리는 스스로를 ‘무해’한 사람, ‘착한’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무심코 사용하는 혐오와 차별의 표현들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보이지 않는 선을 긋고 있는지도 모른다. 혐오는 개인의 인성 문제로 인한 것이 아니며, 혐오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을 탓하고 표현을 금지하는 하는 것으로 혐오를 사라지게 할 수 없다. 저자는 혐오 현상과 표현이 만들어지게 된 이유를 이해하고, 우리가 처한 사회시스템적 문제를 보여줌으로써,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갈 것을 제안한다.
콩고의 코발트 광산과 나이지리아의 전자 폐기물장에는 안전과 휴식, 임금이 지켜지지 않은 채 아동 4만 명이 착취당하고 있다. 아이들이 캔 코발트는 최신 스마트폰과 각종 전자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지만, 이들의 노동은 복잡한 공급망을 거치는 동안 흔적을 잃는다. 아이들의 고통은 감춰진 채로 소비자가 마주하는 것은 완성된 기술뿐이다. ‘기술은 스스로 사회를 결정하지 못한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빠르게 발전한 AI 시대의 밑바닥에는 일당 120원에 짓눌린 아이들이 존재한다. 코발트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가격은 폭등하는데, 정작 이 세계에서 배제된 어린이 노동자들은 스마트폰은커녕 학교조차 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 일상 속 편리함은 누군가가 미리 치른 대가인 셈이다. 미래의 친환경 재생 자원은 유독물질과 환경오염을 발생시키는 코발트 채굴, 그리고 아이들의 피땀 위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아이들의 미래를 짓밟고 있는 것이 아닐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영재학교 수학과목 수석 졸업, KAIST 수리과학과 최우등 졸업, 스탠퍼드대 상징체계 석사과정. 이러한 저자의 약력 앞에서 독자는 심리적 저항감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책은 수학에 막연한 공포를 갖고 있는 '수포자'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친절한 입문서이자, 수학의 언어로 세상을 이해하는 사람의 머릿속을 엿볼 수 있는 독특한 에세이다. 이른바 '수학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에 대한 구체적이고 생생한 예시, 예컨대 '왜 아무리 노력해도 좌절할 수밖에 없을까', '나와 타인 사이에 분명히 존재하는 차이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와 같은 인생의 질문에 대해 저자는 수학의 렌즈로 해답의 실마리를 찾아간다. 시작은 수학에서 출발했으나 그 끝에서 독자는 인간을 이해하고 삶의 지평을 넓히는 전향적 생각의 방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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