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 감기처럼 나아지는 병이 아니라 영원히 계속되는 상태, 장애는 영속하는 것이다. 나쁜 것이 아니기에 극복할 대상도 아니고, 영속하기에 함께 공유하고 공감하면 되는 것이다. 장애를 극복의 대상으로 여겨 이겨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면 평범하게 살아가는 장애인 대부분이 노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여겨지게 된다. 장애가 있는 사람들도 누구나처럼 그들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 대부분의 장애 당사자는 극복을 원하지 않는다. 누구나처럼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길 원할 뿐이다. (p. 38)
'최저임금법'은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만든 법이라고 하지만 예외 조항이 존재한다.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사람”은 최저임금제를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명시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당사자들도 있다. 이들은 평균 10~30만 원의 월급을 받으며 살아간다. 아니, 살아지게 된다. (p. 96-97)
장애가 있는 자녀의 부모들 중에는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게 해주세요”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다. 오랫동안, 아니 어쩌면 지금도 많은 부모는 본인이 장애가 있는 아이보다 하루 더 살길 바라는 ‘꿈’을 꾸며 살아가고 있다. 자식이 먼저 죽기를 바라는 삶이 어떻게 그들의 꿈이 되었을까? (p. 120)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라는 책의 제목처럼, 장애 당사자에게 어른이 되어간다는 일은 단순히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과정만은 아니다. 이 책은 장애 당사자와 가족의 목소리를 통해 학교를 졸업한 이후의 삶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노동과 자립, 통합교육, 돌봄과 노화의 문제는 개인의 어려움에 머물지 않고, 사회가 어떤 환경을 만들고 누구를 그 안에 포함시키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장애 청소년의 교육을 담당해온 20년 차 특수교사인 저자는 제자들의 삶을 오랜 시간 곁에서 지켜보며, 장애를 특별하거나 분리된 존재로 바라보는 대신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이를 통해 장애인이 지역사회 안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가기 위해 우리 사회가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 차분히 돌아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