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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부산도서관 이슈엔북스 2026-10호(통권 제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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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G-STAR(지스타) 2026'이 막을 올립니다.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주최하고 지스타조직위원회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관하는 이 행사는, 전국에 흩어져 있던 게임 전시회들을 하나로 통합해 세계적인 행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로 시작되었습니다. 역대 최다 관람객을 기록한 2019년에는 24만 4,309명이 지스타를 찾았습니다. (부산일보. (2024.11.19.). '스무 돌' 대장정 끝낸 부산 지스타 국제 행사 도약하자.)
게임 산업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규모는 더 커집니다.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5년 10~69세 국민의 50.2%가 게임을 즐긴다고 답했습니다. 출퇴근길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모습도 이제는 익숙한 풍경입니다. 또한 게임은 우리나라 전체 콘텐츠 수출액의 62.9%를 차지하며, 음악이나 방송을 크게 앞서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몸집이 커진 만큼 지켜야 할 규칙도 엄격해졌습니다. 2024년 3월 22일부터 시행된 개정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는 게임은 아이템의 종류와 획득 확률을 게임 내부는 물론 홈페이지와 광고에도 명확히 표시해야 합니다. 이를 위반하여 시정명령을 받고도 이행하지 않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같은 해 공정거래위원회는 확률 정보를 사실과 다르게 안내한 대형 게임사에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1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 (2024.1.3.). 공정위, '메이플스토리 큐브 확률 조작' 넥슨에 과징금 116억원.)
게임, 이야기를 만드는 예술
2012년 11월, 뉴욕현대미술관(MoMA)은 비디오 게임 14점을 영구 소장하기로 했습니다. <팩맨>, <테트리스>, <심시티 2000>, <포탈> 등이 목록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반발이 거셌습니다. 영국 매체 『가디언』에는 "유감스럽지만 MoMA, 비디오 게임은 예술이 아니다"라는 비판 칼럼이 실렸습니다. 이에 대해 MoMA 건축·디자인 부문 수석 큐레이터 파올라 안토넬리는 게임이 예술이냐는 물음에 "당연히 게임은 예술이다"라고 답했습니다. 이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게임이 설 자리는 넓어졌습니다. 2021년 대전시립미술관에서 《게임과 예술: 환상의 전조》 전시를 시작으로, 2023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게임사회》 전시를 통해 MoMA와 스미스소니언미술관의 게임 소장품을 선보이며 관람객이 직접 플레이해 볼 수 있게 했습니다.
문학과 게임은 서로의 경계를 넘나들기도 합니다. 2023년 9월 네오위즈가 출시한 <P의 거짓>은 카를로 콜로디가 1883년에 발표한 『피노키오의 모험』을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각색 방식입니다. 원작에서 거짓말은 코가 길어지는 벌로 이어지지만, 이 게임에서는 주인공이 인간에 가까워지는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거짓말을 하거나 감정을 드러내는 등 인형이라면 할 수 없는 행동을 할 때마다 주인공에게 '인간성'이 쌓이며, 어떤 선택을 할지는 플레이어의 몫입니다. (연합뉴스. (2023.9.16.). 네오위즈 'P의 거짓', 한국 게임의 혁신 DNA 되찾다.) 원작을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한 주도권을 플레이어에게 넘긴 셈입니다. <P의 거짓>은 2023년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을, 후속편인 <P의 거짓: 서곡> 역시 2025년 대한민국 게임대상 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부산일보. (2025.12.1.). 네오위즈 ‘P의 거짓: 서곡’, 올해 국내외 무대서 잇단 수상.)
작지만 반짝이는 아이디어의 세계지스타의 큰 부스들 사이를 걷다 보면, 한쪽에 소규모 부스들이 오밀조밀 모인 구역을 만나게 될 겁니다. 바로 인디 게임 전시관입니다. 인디 게임이란 대형 자본이나 유통망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소규모 팀이나 개인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게임을 뜻합니다.
예산이 적다는 것은 잃을 것도 적다는 의미입니다. 수백억 원이 투입된 대작 게임은 실패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검증된 흥행 공식을 따르기 쉽지만, 두세 명이 만드는 인디 게임은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영역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조작 방식, 낯선 서사 구조, 상업성을 장담할 수 없는 실험들이 주로 인디 게임계에서 나오는 이유입니다.
부산은 이러한 인디 게임들이 모여드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2015년 막을 올린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은 매년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 인디 게임 축제로, 부산광역시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 BIC조직위원회가 공동으로 꾸려갑니다. 초기에는 소규모로 출발했으나 2023년에는 벡스코로 무대를 옮겼습니다.
올해 8월 벡스코에서 열린 제12회 BIC에는 전 세계 57개국에서 856개 작품이 출품되었으며, 심사를 거친 42개국 332개 작품이 관람객과 만났습니다. (부산일보. (2026.8.13.). 전 세계 인디게임이 부산으로…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14일 개막.) 최고상인 그랑프리를 제외한 다른 상들은 서사, 소셜임팩트, 실험성, 아트처럼 상업 시장에서는 좀처럼 평가 기준으로 삼지 않는 부문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지스타가 게임 산업의 현재 규모를 보여준다면, BIC는 그 산업이 새로운 것을 어디서 얻어 오는지 보여주는 자리입니다.
올해 지스타에도 인디 게임 특별 전시관인 '인디 쇼케이스 2.0: 갤럭시'가 마련될 예정입니다. (스포츠경향. (2026.10.1.). ‘지스타 2026’ 전시장 도면 및 핵심 콘텐츠 공개.) 대작을 보러 가시더라도, 돌아가는 길에 이곳을 한 번쯤 둘러보시기를 권합니다. 몇 년 뒤 모두가 이야기할 게임이 바로 그 작은 부스에서 시작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런데 우리 사회는 게임을 두고 전혀 다른 두 가지 이름을 붙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 기준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도입할지 논의하기 위해 2019년 국무조정실 주도로 민관협의체를 구성했습니다. 그러나 2025년 2월까지 13차례 회의를 열고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껏 WHO가 정한 질병 코드를 KCD에 반영하지 않은 적이 없어, 2031년부터 적용될 KCD 제10차 개정안에 게임이용장애가 포함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각국의 입장과 도입 여부가 제각각이다 보니 선뜻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의학신문. (2025.10.10.). 표류 중인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논의...국제 추세 반영 딜레마.)
김은정. (2025.9.29.). 진단명은 있지만 질병코드는 없는 게임이용장애 : 이분법적 찬반논쟁 벗어나 입법 일원화 필요. NARS info 인포그래픽스, Vol.93, p.2
통계도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 주지 않습니다. 2021년 국민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18~29세 청년층의 18%가 게임이용장애 고위험군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한 임상 장기 추적 연구에서는, 초기 위험군으로 분류되었던 청소년 중 계속해서 그 상태에 머문 비율이 18%에 불과했습니다. (아이뉴스24. (2025.12.24.). "게임이 질병? 인과관계 없어" 5년 추적 연구 결과 나왔다.)
놀이는 문화보다 오래되었다이 물음에 일찍이 답을 내놓은 사상가가 있습니다. 비디오 게임기가 세상에 등장하기 훨씬 전의 일입니다.
정해진 규칙에 따라 승부를 겨루는 게임 역시 역사가 깊습니다. 바둑은 4,300여 년 전에 생겨났다고 전해지며, 『삼국사기』에는 백제 개로왕이 바둑을 즐겼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비디오 게임은 이 오래된 놀이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얻은 현대적 형태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위징아가 꼽은 놀이의 특징 가운데 세 가지를 보면 이렇습니다. 정해진 규칙이 있고,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즐거워서 하며, 노는 동안만큼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난다는 점입니다. 오늘날의 게임 역시 그렇습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놀이의 공간이 화면 속으로 확장되며 즐기는 방식이 한층 다양해졌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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