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의 숫자는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5℃ 상승하는 시점까지 남은 시간을 나타냅니다. 그런데 왜 하필 1.5℃일까요? 1.5℃ 목표치는 2015년 채택된 ‘파리협정’과, 이를 과학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가 2018년 발표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에서 제시됐습니다. 이 보고서에는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 상승할 경우 기후 변화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져 지구가 더 이상 원래 상태를 회복할 수 없을 거라는 경고가 담겨 있습니다.
기후 변화를 넘어 이제는 ‘기후 재앙’으로까지 일컬어지는 기후위기, 여러분은 어디에서 실감하시나요?
2024년은 기후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되었습니다. 봄 평균기온 상승으로 해마다 개화가 빨라져 벚꽃, 튤립, 라일락이 함께 피어있는 진풍경이 펼쳐지는가 하면, 2025년 봄에는 벚꽃 축제 기간 곳곳에 눈이 내려 벚꽃과 눈꽃을 함께 감상하는 기상이변이 속출했습니다. 사계절이 뚜렷했던 우리나라는 점점 짧아지는 봄·가을과 길어진 여름·겨울로 인해 계절감이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기록적인 홍수, 가뭄, 폭염, 폭설 등의 자연재해 역시 늘고 있습니다. 2025년 봄 경상도 지역의 이례적인 대형 산불도 이러한 ‘기후재난’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기도 합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5㏊ 이상의 산불 발생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2024년 유럽은 대홍수, 2025년 초 미국은 캘리포니아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남태평양의 작은 섬 투발루와 나우루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 위기에 놓여있다고 합니다.
기후위기는 이대로 가다가는 ‘끓는 물 속의 개구리’(boiling frog syndrome)처럼, 평소에는 느끼지 못할 정도로 서서히 진행되다 뭔가 잘못돼가고 있는 걸 깨닫게 되었을 때는 이미 늦어버린 상태가 되어, ‘돌이킬 수 없는 확실한(irreversible and inevitable)’ 방식으로 파국에 이르게 될 거라고 많은 학자들은 경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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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지구를 기후위기에 빠뜨린 가장 큰 주범은 무엇일까요? 혹자는 지구상에 인류만 없다면 생태계는 아무 문제 없이 복원되고 지구 수명은 연장될 거라 말합니다. 지질학계 일각에서는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새로운 연대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죠. 인류세란 ‘인간의 활동이 지구 생태계 및 환경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쳐 돌이킬 수 없는 지구적 변화를 일으킨 새로운 지질시대’를 말합니다. ‘홀로세(Holocene)’를 끝내고 1952년을 기점으로 하는 인류세의 도입을 놓고 학계는 논쟁을 거듭해왔지만, 2024년 국제지질학연합(IUG) 소위원회에서 부결되면서 공식 도입이 무산되었습니다.(동아사이언스. (2024.3.7). 새 지질시대 '인류세' 도입 무산 논란…일부 과학자 "결정 무효화해야".)
기후위기는 인간 외 다른 생물의 생존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국가와 지역, 사회경제적 계층, 연령에 따라, 개발도상국·저소득층·노년층 등에 공평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러한 ‘기후정의’와 ‘기후불평등’의 관점에서 기후위기를 진단한 책들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기후위기의 원인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기후위기에 앞선 기후 변화는 산업화 이후 인간의 활동, 즉 화석연료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 증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중에서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이산화탄소는 한번 배출되면 최대 200년간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전 세계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198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22년에는 산업화 이전보다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5℃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현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량 유지 시 2030년대 중후반쯤 지구 평균 온도가 1.5℃ 상승하며, 폭염은 8.6배, 가뭄은 2.4배, 강수량은 1.5배 증가하는 등 극단적인 기후 변화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최근 들어, 기후위기에 대한 근본적 대응으로 ‘탄소중립’이 주목받고 있죠. 2050년까지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이 ‘0’인 ‘넷 제로(Net Zero)’를 지향하는 탄소중립은 파리협정(2015)에 의해 전 세계적인 국제 규범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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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에 대한민국 국회는 어떻게 대응해왔을까요? 우리 국회는 제16대 국회에서 ‘기후변화협약’(1992)과 ‘교토의정서’(1997)에 대비하기 위한 ‘기후변화협약대책특별위원회’를 처음 구성한 이래,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제정(제18대 국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일명 ‘탄소중립기본법’) 제정(제21대 국회) 등 꾸준한 입법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제22대 국회 들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22대 국회를 ‘기후국회’로 천명하면서, 입법권과 예산권을 갖는 상설 ‘기후특위’를 구성할 것을 촉구하고, 국회 조직의 친환경 실천을 통한 기후행동 확산을 제안했습니다. 2024년 8월 헌법재판소가 2031년 이후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마련하지 않은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는데, 2025년 4월 마침내 입법권을 가진 최초의 기후특위가 출범하면서 입법 보완 절차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정부의 움직임은 어떨까요? 정부는 2020년 10월 국가비전으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23년 ‘탄소중립·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제1차 국가 기본계획’에서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35%로 정했습니다. 또한 「탄소중립기본법」, 「국가재정법」 및 「국가회계법」에 의거, 예산이 온실가스 감축에 미칠 영향을 예산 편성 및 결산에 반영하는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결산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부의 감축 이행 실적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연도별 단계적 감축 목표를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한경BUSINESS. (2025.3.28). "국가 온실가스 감축경로…전면 재검토 필요".)
기후위기는 한 국가를 넘어 전 세계가 공동으로 나서서 해결해야 할 전 지구적 문제입니다. 전 세계 의회와 정부 차원의 거시적 움직임이 아니더라도, 지금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가정과 직장, 학교 등 일상생활에서 온실가스와 오염 물질 발생을 최소화하는 ‘녹색생활 기후행동’에 답이 있습니다. 플라스틱 소비 줄이기, 업사이클링, 대중교통 이용, 채식과 같은 기후행동 요령을 다룬 아래 워크북들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소고기를 위한 변론 : 지속가능한 지구생태계와 윤리적 육식에 관하여
탄소로운 식탁 : 우리가 놓친 먹거리 속 기후위기 문제
지속 가능한 삶, 비건 지향 : 14단계로 살펴보는 모두를 위한 비거니즘 안내서
저녁 식탁에서 지구를 생각하다 : 건강하고·공평하고·지속가능하고·정의롭게 먹는다는 것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 기후위기와 패스트패션에 맞서는 제로웨이스트 의생활
지구를 살리는 옷장 :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고민
(지속 불가능한 패션 산업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 훼손, 오염, 유린과 착취로 뒤범벅된 청바지 잔혹사
(어제는 패션, 오늘은 쓰레기!) 패스트 패션
왜요, 기후가 어떤데요? : 탄소 발자국에 숨은 기후 위기
나는 선량한 기후파괴자입니다 : 기후위기를 외면하며 우리가 내뱉는 수많은 변명에 관하여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 십 대를 위한 기후 수업
거의 모든 것의 탄소 발자국 : 오늘 내 하루의 탄소발자국은 몇 kg일까?
(오늘부터 조금씩) 제로 웨이스트 : 모두의 지구를 위한 작은 행동
쓰레기책 : 왜 세계의 절반은 쓰레기로 뒤덮이는가
웨이스트 랜드 : 쓰레기는 우리보다 오래 살아남는다
쓰레기 제로 라이프 : 나와 세상을 바꾸는 삶
부산광역시에서는 다양한 탄소중립 액션 플랜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부산시 탄소중립지원센터 홈페이지를 방문하셔서 스스로의 탄소발자국*도 계산해보고 지금 당장 ‘GREEN ACTION’을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요? 나와 미래 세대의 터전인 지구를 위해, 기후위기시계가 멈추는 그날까지!
*일상 속 다양한 활동에서 얼마나 많은 탄소가 배출되고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