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좋아하다 보면 사찰을 좋아하게 된다. 절은 산에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절에는 산수가 있고 출가한 산사람이 있다. 선조의 문화와 사상이 있고, 깊고 너른 불교의 가르침이 있다. 초 단위로 빠르게 변하는 한국 사회이지만, 우리에겐 천 년 넘게 지속해온 문화유산이 있다. 바로 불교이다. (p. 6)
선사의 매력은 어디에 있는가? 단순함에 있다. 군더더기 없는 단순함이 이야기를 나누는 상대에게 어떤 때는 편안함을 주다가 또 어떤 때는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한다. (p. 294)
금강저(金剛杵)는 견고함과 예리함 그리고 밝음을 갖춘 지혜의 칼(절굿공이)이다. 절 입구의 불이문에 금강저를 새긴 까닭은 지혜라는 예리한 칼로 찰거머리처럼 붙어 있는 번뇌를 사정없이 잘라내라는 뜻이리라. (p. 363)
산과 사찰은 잠시라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머무를 수 있는 곳, 걱정과 근심을 비워낼 수 있는 곳, 비워내고 다시 ‘나’를 찾을 수 있는 곳으로 현대인의 중요한 쉼터이자 수행처다.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이자 동양학자인 저자는 북한산의 승가사부터 부산 기장의 묘관음사까지 아름다운 한국사찰의 역사와 문화,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연 속 사찰의 생생한 사진과 함께 책을 읽으면 그곳으로 가서 직접 보고 체험해보고 싶어진다. 사찰 여행을 계획 중이거나 한국의 불교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