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주연은 정규직 전환에 실패한 스물아홉 살의 취준생이다. 책은 주연이 이사한 집의 수도관이 터져 우연히 방문한 ‘여성전용불가마 미선관’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작가가 표현하는 불가마는 인생을 닮았다. 아침의 첫 막은 너무 뜨거워 누구도 익숙해질 수 없고, 마지막 새벽 막은 뜨거움이 사라져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중간엔 잠시 문을 닫고 물을 주는 시간을 가져야 다시 막이 뜨거워지는데 이러한 시간은 막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상처 입어 다시 일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작가는 삶의 무게에 지친 사람들에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스스로를 다그치기보다, 넘어진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치료하고 회복하라고 조언한다. 불가마가 있는 미선관은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는 미선나무의 꽃말처럼 현실에 좌절하여 넘어진 이들이 숨을 돌리고 쉬어 갈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