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플렉스는 어려운 환경을 이겨낸 자신에게 보상하고,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유의미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과 성공, 그리고 그가 자신의 힘으로 얻어낸 자본이 ‘가치와 의미’를 지녔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플렉스는 그런 이야기가 없습니다. 단순히 ‘나는 이런 좋은 물건을 소유한다’라는 일방적인 자랑이 있을 뿐입니다. (p.53)
일상적이고도 무의식적으로 사용되는 언어뿐만 아니라, 문화 콘텐츠와 사회구조 곳곳에도 욕망이 표현되고 그대로 사람들에게 주입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라캉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욕망이 우리의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내가 무언가가 되고 싶다고 해도 그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p.59)
작은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던 그리스인들은 제국의 탄생과 함께 자기 인생의 주도권을 빼앗기게 됩니다. 공동체 중심에서 벗어나 결정권을 빼앗기면서, 대부분 사람은 자기의 행복에 몰입하게 됩니다. 정치적 무력함이 사회에 대한 철학적 고민과 멀어지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개인의 행복에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입니다. (p.75)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말했다. 공동체 안에서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는 것은 인간의 당연한 욕구 중 하나이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의 가치를 증명하는 주요 수단이 ‘SNS’이다. 특히 많은 사회적 활동이 SNS로 이루어지면서 타인의 욕망을 흉내 내고 서로 비교하는 일상이 익숙해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러 시선에 휘둘리며 진짜 ‘나’를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사회의 흐름 속에서 나를 지키고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나만의 철학이 필요하다. 이 책은 철학자들의 시선으로 SNS 속 9가지 키워드를 들여다보며, 온·오프라인 공간 모두에서 ‘나’로 살아가는 방법을 일깨워 준다. 철학자들의 사상과 함께 ‘챌린지’, ‘플렉스’, ‘소확행’ 같은 SNS 키워드를 다시 생각해 보자. 현실과 온라인 사이, 진짜 나를 찾는 철학 수업이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