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이야기가 최초로 기록된 뒤로 약 5,000년 동안 우리는 여전히 저승에서 온 망령을 만나고 있고, 허구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서로가 서로에게 겁을 주고 있다. 비록 유령의 존재를 이야기하는 방식은 변했을지언정 유령에 대한 우리의 호기심은 지금도 변함없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그것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p. 12)
중국에서 사람은 두 가지 종류의 영혼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하나는 ‘정신적인 영혼’으로 사람이 죽으면 천상으로 올라간다. 또 하나는 ‘육체적인 영혼’으로 사람이 죽으면 지상에 남아 유령이 된다. (p. 146)
죽음 이후 남겨진 일종의 영적 흔적인 유령도 두려움을 일으킨다.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유령을 두려워한다. 비록 유령은 표면적으로 죽음 이후의 생존을 상징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좌절하고,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두려워하는 것이다. (p 269)
유령은 정말 존재할까? 『처음 읽는 유령의 세계사』는 인류가 유령을 두려워하고, 믿고, 탐구해 온 긴 역사를 따라가는 기록이다. 공포물 작가로 유명한 리사 모튼은 고대 신화에서 강신술이 유행하던 19세기, 그리고 영화와 관광 상품이 된 현대에 이르기까지, 유령이 시대와 문화 속에서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흥미롭게 추적한다. 그녀는 ‘유령이 있느냐 없느냐’보다 ‘왜 우리는 여전히 유령을 이야기하는가’를 묻는다. 그 물음 속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잊히지 않은 존재에 대한 깊은 그리움이 깃들어 있다. 저자는 유령을 단순한 공포의 상징이 아니라, 인간이 ‘죽음 이후’를 상상하는 방식으로 바라본다. 이 책은 유령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보이지 않는 세계를 상상하고, 그 상상으로 문명을 만들어왔는지를 보여준다. 올가을, 오싹한 귀신 이야기 대신 ‘유령의 인문학’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1장. 무엇이 유령인가 _13 (그리고 유령이 아닌가)? 2장. 죽음의 땅 _29 : 초기의 목격자들 3장. 철커덕거리는 사슬과 흰옷 _73 : 서양의 유령 4장. 걸신 _143 : 동양의 유령 5장. 라 요로나와 꿈의 시대 _173 : 라틴 아메리카와 남반구의 유령 6장. 증거를 탐구하다 _193 : 유령과 과학 7장. 리처드 왕부터 파라노말 액티비티까지 _219 : 문학, 영화, 대중문화에 등장한 유령 나오며: 유령은 어디에나 있다 _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