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가 저물고 있다. 한국의, 장기적으로 한국전쟁 이후 70여년, 중기적으로 한국 민주화 이후 40여 년, 그리고 단기적으로 글로벌 코리아 지위를 획득한 이후 10여 년, 한국의 기존 국가 발전 모델은 수명을 다하고 있다. 한국은 21세기 글로벌 사회에서 신흥 중견선진국의 위치를 쟁취하면서 소위 G10의 지위에 이르는 등 정점에 다다랐지만 동시에 급격하게 추락하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 이 책은 한국의 이와 같은 현상을 '피크 코리아'로 명명한다. (p. 15)
한국은 미국과 달리 바닥부터 정상까지 압축적으로 겪은 수많은 사람과 조직, 국가적 층위에서 쌓아온 스토리가 있다. 게다가 그 어려운 시절의 유산과 정전 상태의 안보 상황, 그로 인해 여전한 부조리들이 버젓이 존재한다. 그 결과 한국의 콘텐츠는 미국과 동일한 포맷이지만 전혀 다른 스토리를 갖고 매력적으로 다가간다. 그것도 매우 수출지향의 공격성을 갖고. 중견선진국이면서 개발도상국을 철저하게 경험한 ‘3만 달러-5천만 명’의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정체성이 한국 콘텐츠의 풍부함과 창의성의 기반이다. (pp. 58-59)
개인의 직업적 생존 맥락에서 새로운 직종이 많이 나올 것이다. 그러나 일단 새로운 직업군이 소멸할 직업군을 바로바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고 상당히 긴 시간, 몇 년에서 몇십 년이 걸리는 고통스러운 과정으로 예상된다. 몇몇 특수한 직업군을 제외하면 피크 코리아의 102030 청년세대는 AI와 로보틱스와 결합된 형태의 새로운 인간 프로토타입으로 진화해야 하는 어려운 과정을 겪어내야 한다. 그리고 무조건 열심히 일해야 한다. (p. 350)
최근 한국은 초저출생과 급격한 고령화라는 전례 없는 인구 위기에 직면해 있다. 폭발적인 인적 자원 성장을 발판 삼아 ‘글로벌 탑 10’에 진입했지만, 이제는 그 성장의 정점을 지나 급속도로 하락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이 책은 정치, 경제, 사회, 군사 등 국가를 지탱하는 유기적인 생태계 전반을 면밀하게 진단하며, 우리가 애써 외면해 온 '쇠락의 신호'들을 가감 없이 직시하게 한다. 저자는 단순히 위기를 경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 시스템의 전면적인 개조와 이를 뒷받침할 6가지 핵심 축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통해 다시 한번 성장 동력을 확보할 길을 제시한다. 막연한 자부심과 불안함이 공존하는 지금, 한국 사회가 정점을 유지하고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공유하고 결단해야 하는지 명확한 이정표를 보여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