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당신의 집 인근에 산이나 들판이 있다면, 언젠가 한번은 딱새 둥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집 짓는 장소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이, 딱새는 사람을 크게 무서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도 새끼를 키울 때는 예민하다. 새끼가 궁금해도 눈치껏 봐야 한다. 둥지를 노골적으로 들여다보지 않는 것은 둥지 관찰의 최소한의 예의다. (p.34)
각 지방자치단체는 가로수 조성 및 관리와 관련된 조례를 만들어 법에 따라 가로수를 관리한다. '서울특별시 가로수 조성 및 관리 조례'를 보면 가로수는 "아름다운 경관의 조성, 환경오염 저감과 녹음 제공 등 생활·교통환경 개선, 자연생태계의 연결성 유지"를 위해 심는다. 법만 보면 이제 가로수가 도로나 보도블록, 가로등과는 다른, 생명이 있는 존재임을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가로수가 도시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도 이미 알고 있다. (p.92)
대부분의 동물 천연기념물은 인간에게 피해를 본 녀석들이 많다. 인간은 인간의 서식지를 확장하고 자연자원을 왕창 가져다 쓰면서 많은 동물을 멸종 위기로 몰아넣었고, 이미 멸종시켰다. 그리고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에게 천연기념물이라는 지위를 주고 보호한다 (p.180)
도시와 자연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별개의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자연은 늘 우리 곁에 숨 쉬고 있다.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할 뿐, 수많은 나무와 새, 곤충들이 이미 우리 동네에서 인간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도시의 가로수는 도로 위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공기를 정화해 주는 고마운 존재인 동시에, 벌레와 새들이 살아갈 소중한 터전이 되어주고 있다. 그러나 생육이 불량하다는 이유로 가로수를 뽑아버리거나, 상가 간판을 가린다는 민원을 제기해 다른 나무로 교체해 버리곤 한다. 이처럼 도시는 오직 인간만을 위한 공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생명이 치열하게 공존하는 곳이다. 아스팔트에 생긴 아주 작은 균열 사이로도 새로운 풀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자연은 끊임없이 생명력을 증명하고 있다. 도시 속 자연을 지켜보는 데는 그리 거창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 그저 일상 속에서의 작은 관심과 호기심 어린 시선만으로도 우리는 우리 곁의 자연을 충분히 발견하고 마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