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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조각들

사서 Pick!
  • 부산역 건너편에 있는 초량동의 168계단은 이러한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다. 부산항을 내려다보는 이 계단은 과거 피난민들이 물과 생필품을 나르며 오르내리던 길이다. 계단 하나하나에는 고단한 일상의 무게와 삶을 이어가려 했던 사람들의 의지가 고스란히 배어있다. 감천문화마을의 미로 같은 계단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피란민(避亂民)들이 정착하며 만들었던 비좁은 골목과 계단은 도시재생과 예술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얼굴을 얻었다. 계단을 따라 걷다 보면 벽화와 예술 작품이 시선을 사로잡지만, 그 이면에는 가파른 길을 오르내리며 하루를 버텨냈던 삶의 흔적이 여전히 숨 쉬고 있다. 과거의 생활공간이 오늘날에는 예술과 일상이 공존하는 장소로 탈바꿈한 것이다. (p. 191)

  • 부산이 품은 자원은 여전히 많다. 바다와 산, 골목과 시장, 해 질 녘 항구의 석양. 그 속에 담긴 여유는 다른 어떤 도시도 흉내낼 수 없다. 노인과 바다라 부르는 이 도시를, 오히려 세계의 노인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도시로 바꾸는 건 어떨까. 은퇴한 이들이 모여와 바닷바람을 마시고, 골목을 걸으며, 삶의 느린 박자를 즐기는 도시. 부산항 역시 달라질 수 있다. 컨테이너와 벌크 화물의 무대에서, 이제는 세계의 많은 크루즈선이 머무는 항구로. 산업의 항만에서 여유와 여행의 항만으로. 그 변화 속에서 도시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 (p. 208)

  • 부산에서 태어나 자라 성인이 되어 상경한 사람들이 오랜만에 고향을 찾으면, 부산사람들의 대화와 표정에서 마치 싸우는 것 같은 인상을 느끼곤 한다. 더 나아가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태어나고 살아온 이들이 부산사람들의 말투나 태도에서 불친절함을 느끼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 모른다. 실제로 부산사람들이 타 지역민과는 확연히 다른 기질을 지니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여기서는 김형균의 '부산 기질의 사회적 특성 연구'(부산연구원, 2020)를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연구는 부산사람의 기질을 의리성과 저항성으로 규정한다. 즉, 부산사람들은 다른 지역 사람보다 의리와 저항의 가치를 특히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p. 281)

부산 부산여행 부산문화
추천의 글 by 사서 소피아

이 책은 부산 토박이들의 빛바랜 추억과 살아있는 현재의 기록이다. 가파른 산복도로의 숨 가쁜 계단, 6.25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문학의 향기를 피웠던 '밀다원 다방'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실제 부산에서 오래 살아본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다. 부산은 2026년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이 242만 명을 돌파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3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300만 시대'에 이 책은 매력적인 여행지로서, 역사와 음식·문화·이웃 사람들의 도시로서 부산을 조망하고, 각각의 관점에서 부산 지역 곳곳을 생생히 소개하고 있다. 여행가이드형 에세이인 이 책은 관광객에게는 색다른 안내서가 되고, 부산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토박이 이야기'가 담겨 있는 훌륭한 향토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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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엊그제 부산을 걷다 : 여행가이드형 에세이
저자
지은이: 김성창, 박명섭
발행사항
서울 : 퍼플, 2026
목차

Travel 13-75
감동포
관광지 해운대
관광, 체험을 팔자
굳세어라 국제시장
다대포
대한도기
도모헌
동백섬
라사거리
부산데파트
부산시민공원
부산역
부전시장
산복도로의 도시, 부산
수영강 휴먼브리지
욜로갈맷길
용두산
이기대 해안산책로
청사포
판자촌
태종대
해운대 LCT 레지던스
7번국도

History 76-102
고관(古館)
동래읍성
봉수(烽燧)
부산 지명의 유래
부산진성 공원(자성대 공원)
자갈치 지명의 유래
하야리아, 사라진 고향
한일해저터널
70년대 부산에서 집 찾기

Food 103-133
고갈비
국제시장
금정산성 막걸리
기장 멸치
동래파전
부산의 맛
비빔당면
스시로
아나고와의 재회
어묵과 오뎅
완당
조방낙지
차이나타운

Culture 134-189
가라앉지 않는 별, 나훈아의 노래
거장의 비밀, 그리고 추억의 울림
건널목 너머의 기억
경성대ㆍ부경대역­이름 속에 담긴 이야기
광안리와 소니 단파라디오
남천동 바람 속의 엔카
랭귀지 랩
머리를 땋은 소녀들
목욕탕의 온도
바닷가에 앉아 듣는 오티스 레딩­부산식 해석과 감상
버스 창밖의 추억 영화
범어사
부산 근현대역사관
부산대, 내 기억의 아련한 캠퍼스
부산 도심에 전통문화가 없다
부산 사투리
부산 센텀 롯데시네마의 마지막 추억
부산박물관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
성격이 급한 도시, 엘리베이터에서 발견한 문화
아르떼뮤지엄 부산
영화, 그리고 부산의 기억
정란각
한국신발관
1980년대 명절 선물, 금강제화 상품권

Neighbor 190-233
골목과 계단에 새겨진 부산의 역사와 삶의 흔적
구덕산
그 많던 시계포는 어디로 다 사라졌을까
남천동, 시간의 흔적
남천동의 프랑스 빵집
남포역 6번 출구에서 추억을 소환
노인과 바다가 머무는 자리
단지 속에 잠든 술도가의 봄
도시의 온도는 욕탕에 남아 있다
막걸리의 전설
미제 드롭스
밀다원
불편함의 관광상품화
브라운핸즈 백제
옛날식 다방
유료도로에 대한 부산시의 혜안
해운대 야외전축
해운대의 추억

People 234-318
갱상남도 위스키클럽
꽃상여와 박하사탕
기차 창밖의 낙동강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그레이하운드 고속버스
글마, 그 형 같은 친구
노인과 바다의 도시, 부산의 두 번째 인생을 위하여
다시 손에 쥔 선원수첩
더블린의 몰리, 부산의 갈치 아지매
돼지저금통
돌아오면, 늘 그 자리에
두 강물 사이의 미아 (迷兒)
막걸리와 선창의 밤
물고기 초대
바다의 향기, 최고의 향수​
봄비 내리는 대마도의 추억
부산역의 딱딱 소리 여인
부산의 소리
부산의 야구사랑
부산사람의 기질
산야(山野)에서의 회상
설날 이산가족
솔구
송정역, 여름의 추억
웃으며 길을 걷다
이층 보리밥 도시락
젠자이, 겨울의 약속
창선파출소 앞에서 멈춰선 시간
책보(冊褓)
철새처럼, 추억처럼
최동원 상
추운 부산, 노래로 다시 살아난 하루
파도가 건네준 한 그릇의 시간
세계도시와 팝­런던 그리고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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