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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조각들

사서 Pick!
  • 현재 국제표준층서구역을 제안하기 위해 연구하는 곳 중에는 ‘쓰레기 매립장’은 없다. 일반적으로 지질학자들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퇴적층에서 표식을 찾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욱현 박사의 생각은 다르다. 인류세에선 지층이 자연적으로 퇴적되는 경우가 예외로 여겨지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지구에서 1년 동안 움직이는 퇴적물(흙, 모래, 암석 등)이 300억 톤이에요. 그 가운데 96퍼센트가 인간 활동에 의한 것입니다. 이곳 평택에서 공사하는 것처럼 덤프트럭 같은 걸로 옮기는 거예요. 우리가 과학 시간에 배웠던 것처럼 바람에 흙이 날리고 긴 시간 동안 호수에 모래가 쌓여 퇴적층을 남기는 건 이제 예외적인 현상이 돼 버렸습니다.(p. 155)

  • 우리는 지질시대의 어느 지점을 통과하고 있는 것일까? 인류세 논의가 ‘기후 위기에 관한 환경운동가의 경고’가 아니라 ‘측정 가능한 과학’이 되려면, 우리가 선 바로 이 지점을 지도에 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길을 밝혀 주는 가로등과 절벽을 표시하는 위험 표지판 그리고 가드레일도 있어야 할 것이다. 그 지도를 만든 사람이 스웨덴 출신의 환경과학자 요한 록스트룀이다. 스톡홀름환경연구소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을 연구한 그는 우리가 인류세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고민했다. 그 결과 록스트룀이 창안한 것이 ‘행성적 경계’라는 개념이다. 행성적 경계는 ‘이 선을 넘지 마시오’라고 말하는 빨간색 ‘정지(STOP)’ 경고판과 같다. (p. 210-211)

  • 먼 훗날 이 시대의 지층을 파 내려갔을 때, 참혹한 '닭뼈와 플라스틱'만 화석으로 남게 할 것인가, 아니면 기어이 궤도를 틀어 공생을 이뤄 낸 위대한 전환의 흔적을 함께 남길 것인가. 이 비문을 읽게 될 미래의 누군가의 앞에, 우리는 파국을 방관한 세대가 아니라 기어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낸 첫 번째 세대로 서야만 한다. (p. 285)

인류세 대량소비 생태위기
추천의 글 by 사서 어린콩

우리가 일상에서 소비하고 버리는 것들은 어디로 사라질까. 이 책은 닭뼈와 플라스틱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통해 인간의 활동이 지구에 남기는 흔적을 살펴본다. 대량생산과 소비가 일상이 된 오늘날, 지구의 환경과 생태계는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를 설명하는 ‘인류세’의 개념을 중심으로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감소, 자원의 착취 등 서로 얽혀 있는 문제들을 짚어 나간다. 또한 우리가 누리는 편리함의 이면에 감춰진 생산과 소비의 과정을 들여다보며, 당연하게 여겨 온 삶의 방식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돌아보게 한다. 인간이 남긴 흔적을 따라가며, 앞으로 우리가 지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가야 할지 질문을 던진다.

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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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닭뼈와 플라스틱
저자
남종영
발행사항
서울 : 북트리거, 2026
목차

머리말 | 범람과 은폐의 시대
프롤로그 | 인간, 지진을 만들다

1부 인류세, 시작되다

1장 인류세의 우연한 탄생?_새로운 시작 혹은 인류를 향한 경고
2장 거대한 가속_폭주 뒤에 만난 새로운 영토
3장 인류세의 기원에 대한 또 다른 시각_① 플랜테이션과 ‘싸구려 자연’의 탄생
4장 인류세의 기원에 대한 또 다른 시각_② 8,000년 전 시작된 ‘오래된 야만’

2부 인간의 일, 지구의 일

5장 가장 외로운 나무가 들려주는 말_잃어버린 빙하기와 신생대 최대의 온난화 사건
6장 흙의 착취, 생명의 연결은 어떻게 끊겼는가_농업과 기후 위기의 치킨게임
7장 흑두루미 고난과 개척의 역사_생물 다양성 감소와 인수공통감염병 그리고 제6의 파국

3부 닭뼈와 플라스틱

8장 인류세 부결 사건의 전말_왜 지질학자들은 반대표를 던졌나?
9장 Fake Plastic Tree_범람의 시대에 사라지지 않는 것
10장 내일의 치킨 행성_대가속 생물종이 점령하다

4부 우리에게는 행성적 관점이 필요하다

11장 우주선 지구호와 바이오스피어2_유한함 위에서 무한히 살아가기 위해
12장 가이아와 공생자 행성_생물이 공생하는 인류세의 뉴노멀
13장 행성적 경계와 도넛 경제학_안전한 작동 영역에 머물려면

5부 인류라는 말로 퉁칠 수 없는 것

14장 너무나도 중요한 0.47퍼센트의 책임_‘기후 소송’은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15장 국제 기후 정치와 죄수의 딜레마_모두의 문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게임
16장 우리는 지구를 길들일 수 있는가?_가이아 2.0에서 만난 윤리적 난관
17장 사물의 의회가 개원했습니다_비인간을 위한 민주주의

에필로그 | 미래는 천국도 지옥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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