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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조각들

사서 Pick!
  • 청년들이 진짜 고향을 떠나는 이유는 통계표에 찍힌 마이너스 기호 때문이 아니다. 거리를 걷고 숨을 쉴 때마다 피부에 달라붙는 지독한 '정서적 상실감' 때문이다. 영원할 줄 알았던 내 고향이 서서히 늙어가며 나에게 더 이상 미래를 약속하지 않는다는 절망. 그리고 우리가 이렇게 무너져가고 있는데도 국가라는 거대한 시스템은 우리를 외면하고 수도권만을 바라보고 있다는, 바로 그 뼈아픈 방관의 체감이다. (28p.)

  • "그래도 지역을 지켜야지."요즘 젊은이들은 애향심이 부족해."" 고향을 사랑하는 그 마음은 분명 진심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청년들에게 너무 무거운 당부다. 정작 넉넉한 자산을 일군 지역의 기성세대들조차 자신들의 자녀는 더 나은 교육과 직장을 위해 서울로 떠나보낸 경우가 많다. 자녀를 수도권으로 보낸 어른들이, 고향에 남아 땀 흘리는 청년들에게 애향심을 이유로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씁쓸한 모순이다. 청년들은 고향이 싫어서 떠나는 것이 아니다. 나고 자란 곳을 사랑하지만, 다름을 유연하게 수용하지 못하는 닫힌 문화, 한 번의 실패에 가혹한 좁은 사회, 구조적인 자산의 격차에 지쳐버렸을 뿐이다. (54p.)

  • 그러므로 균형발전을 전혀 다른 언어로 이해해야 한다. 균형발전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 감정의 봉합도 아니다. 그것은 국가의 백업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전력도, 물류도, 물도, 식량도, 어느 정도는 분산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 곳이 흔들려도 전체가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역설을 짚어야 한다. 지방을 살리는 일은 서울을 약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서울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도시로 되돌리는 일이다. 서울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수록, 서울에 사는 사람조차 점점 더 비싸고 더 지치고 더 불안한 삶을 견뎌야 한다. 반대로 지방의 거점이 살아나면, 사람은 서울을 '탈출'이 아니라 자기 삶에 맞는 도시를 '선택'해서 이동할 수 있다. 그때 비로소 이동은 생존이 아니라 자유가 된다.(119-120p.)

지역불균형 지방소멸 청년유출
추천의 글 by 사서 하루

무엇이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탈출하게 했는가? 그들이 떠난 뒤 소멸하고 있는 지방은 회생이 가능한 것인가? 저자는 청년들의 지방 이탈을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구조적 불균형 문제로 해석한다. 일자리뿐만 아니라 교육, 의료, 교통, 문화생활 등 삶의 다양한 조건이 청년 유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지방에 남은 청년들이 마주한 삶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들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까지 함께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청년들에게 왜 고향을 떠났느냐고 묻기 전에 청년들이 지방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었는지 물어야 한다. 저자는 단순히 지방 소멸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자원 분배와 청년들의 의사결정 참여에 관한 대안을 제시한다. 지방이 그리움의 대상이 아닌 삶의 터전으로 남고, 어느 곳에 살든 동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 앞에 놓인 문제점들을 마주하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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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특별시민, 왜 청년은 지방을 탈출하는가
저자
이현택 지음
발행사항
서울 : 메이킹북스, 2026
목차

여는 글 어느 특별시민의 고백

 제1부. 지방은 어떻게 청년을 잃었는가
1장. 불 꺼진 공장과 지방의 상실감
· 식어가는 산단의 불기둥과 내 고향의 황금기
· 잃어버린 청년의 자리
· 사장님이 되어 마주한 청년 일자리의 민낯
· 숫자가 담지 못하는 우울과 정서적 상실감

2장. 지방 탈출 메커니즘
· 70만 명의 엑소더스와 수도권 블랙홀
· 남을까, 떠날까
· 청년 탈출의 3가지 유형

3장. 대한민국 헌법은 서울특별시 헌법인가
· 인프라가 아닌 ‘권리’의 불평등
· 헌법적 4대 기본권의 붕괴 현실

4장. 닫힌 사회와 보이지 않는 벽
· 익명성이 부재한 거대한 ‘어항’ 속 사회
· ‘가성비’의 착시와 자산 격차의 출발선
· 보이지 않는 선과 견고한 네트워크
· 애향심이라는 무거운 짐

5장. 내가 톨게이트를 넘게 한 정치·행정의 좌절
· 충성을 강요하는 낡은 정치 카르텔
· 지자체 행정 실무의 3가지 함정
· 룰 자체를 엎어야 한다는 결심

 제2부. 지방을 살린다는 착각
1장. 마스다의 망령과 빈 그릇의 함정
· 숫자를 세다 사람을 잃은 소멸론
· 올바른 방향, 비어 있는 그릇
· 경성 문법으로 연성 사회를 통제하려는 착각
· 일자리 공약을 더 이상 안 믿는 이유
· 혁신도시가 남긴 오답 노트
· 관제 문화 파산 - 관리할수록 망가지는 행정의 역설
· 특별법 조항 중 청년은 엑스트라
· ‘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의 기만

2장. 플랫폼 블랙홀과 첨단 특구의 함정
· 유통과 자본을 뺏긴 지역 경제
· 지역 부를 빨아들이는 거대 플랫폼 - 삼중 수탈의 구조
· 돈길에서 배제된 껍데기 지역 경제
· 금융 자본마저 역류한다
· 남겨진 것은 단순 물류 노동뿐
· 첨단 특구의 함정 - 더 정교한 식민지화
· 소수 천재가 독식하는 테크 산업의 쏠림
· 코어는 판교에, 지방은 껍데기뿐
· 생태 자원마저 수탈당하는 구조

3장. 자산 붕괴와 중산층의 소멸
· 식민지화가 낳은 지방 중산층의 붕괴
· 양적 완화가 쏘아올린 부동산 폭등의 역설
· 수십 배 벌어진 자산 격차 - 벼락거지의 탄생
· 태어난 지역이 계급을 결정한다 - 상속 격차의 폭탄
· 부모 세대의 노후 빈곤이 자녀에게 전가된다
· 텅 빈 미분양 무덤과 자산 붕괴의 자기강화 악순환
· 결혼과 육아를 막아선 거대한 자산 장벽

4장. 그래도 지방을 살려야 하는 이유
· 이 판은 조작됐다
· 체제에 대한 동의가 소리 없이 철수되고 있다
· 지방이 서울을 먹여 살린다
· 지방은 한국의 버팀목이다

 제3부. 무너진 룰을 다시 설계하다
1장. 특별법 2.0 - 설계도를 다시 그린다
· 소멸지수가 만든 세계
· 지속가능지수 - 다른 규정이 다른 현실을 만든다
· 서울을 이기려 하지 말자
· 콤팩트 압축도시 - 시간을 돌려주는 정치
· 다극 네트워크 - 고립이 아닌 연결
· 독일은 왜 베를린에 몰리지 않았나
· 일본 관계인구 1,827만이 던지는 교훈
· ‘청년’은 이 특별법의 기준이어야 한다

2장. 지리적 프리미엄의 환원
· 서울 부동산은 국가가 만든 가격이다
· 지리적 프리미엄 환원의 네 가지 방향
· 신안과 제주 - 한국형 환원의 실험
· 공공이 만든 가치, 공공이 되찾아야 한다
· 알래스카가 보여준 것
· 배치를 바꾸는 환원과 무형 인프라의 소유권

3장. 짝퉁 판교를 버리고 하이엔드 로컬로
· 껍데기만 베낀 실리콘밸리의 대참사
· 프랑스·이탈리아 - 1차 산업의 럭셔리화
· 농수축산물 브랜드 자산화 - 이름이 가격이 되는 순간
· 브랜드 자산화는 마케팅 부서의 일이 아니다

4장. 플랫폼 식민지에서 로컬 주주로
· 플랫폼 식민지
· 토건 예산 20% 청년인지예산 의무화
· 첨단 대기업 청년 테크 인턴 의무화
· 신재생에너지 수익과 청년 공공펀드
· 특별시민은 주소가 아니라 지분이다

5장. 통계가 묻는 정치 혁명의 과제
· 중위연령 폭등이 말하는 것
· 결정권자의 나이가 도시 수명을 결정한다
· 지역위원장 재량을 깨는 구조적 개입
· 도시의 결정 구조에 청년을 넣어야 한다
· 대표성은 권력이 될 때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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